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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

어디에 살(live) 것인가 - 형제와 가까이 사는 게 맞을까?

by 분당청송 202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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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 남매 중 5명이 만났습니다.

 

지난달에 어머님 기일이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칠 남매 중 다섯 명이 모였습니다.

추석 때 어차피 산소에 올 것이니 안 와도 된다고 했더니 무려(?) 두 명이나 빠졌습니다.

제 위로 누나가 세분이 계시고 동생이 세 명이 있습니다.

다들 이제 나이가 50대에서 60대 후반이다 보니, "어디서 살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입니다.

 

어머님 산소에서 내려와서, 오랜만에 같이 점심 식사를 하고 근처 카페로 옮겨 자리를 잡았습니다. 

코로나로 편하게 만날 수 없었기에, 그간 쌓여있던 이야기보따리가 봇물 터지듯이 쏟아졌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열띤 토론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들 "어디에서 살아야 하나?"라는 명제를 꾸준히 고민한 듯, 한 명이 이 주제로 이야기를 꺼내자 토론이 뜨거워졌습니다.

이미 큰누나와 막내 여동생은 안동에서 자리를 잡았고, 바로 위 셋째 누나마저 안동 근처로 내려가기 위해 땅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한참을 이야기 나누는 중에 화제가 갑자기 제가 안동으로 내려오기를 바라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서 급 당황스러웠습니다. 

제 고향이 예향의 도시 안동입니다.

솔직히 안동에 내려가서 노후를 보내는 것은 선택지에 없었습니다.

집사람이 자꾸만 청송으로 가자고 하니, 그제야 선택지에 넣고 고민을 하고 있기는 했습니다. 

퇴직 시에 거제를 제안하고, 퇴짜를 맞은 이후에는 지방으로 가는 것에 대해서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고향인 안동에 내려가는 게 맞을까?


고향에 내려가면 월 생활비 60만 원이면 충분합니다.

장인, 장모님도 60세에 서울에서 고향으로 낙향을 하셨습니다. 

연금으로 생활하시고 남는 돈을 모아서, 1년에 한 번 해외여행을 다녀오실 수 있을 정도로 생활비는 적게 들었습니다.

 

30년 직장 생활 후에 쉬지 않고 바로 부동산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평생을 쉬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일을 내려놓아야 하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아직은 내려갈 마음이 없으나, 국민연금을 받는 나이가 되면 결정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죽을 때까지 돈 벌다가 그렇게 세상을 떠나고 싶지는 않습니다.

건강할 때 10년 정도는 열심히 아주 열심히 나를 위해서 놀아주고 싶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 생활부터 서울에서 생활하 했습니다. 

이후 직장생활까지 수도권에서 평생을 살아왔기에, 나이 들어 낙향은 고민 대상에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이렇게 고향으로 갈 것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고향으로 내려간다면, 사실 많은 이점이 있기는 합니다. 

친척 및 친구들이 다들 가까이에 있게 되고, 생활비도 지금보다는 훨씬 적게 들 것이고, 만일, 동생들이 따라온다면 고향으로 내려가도 쓸쓸할 틈이 없을 것 같기는 합니다. 

 

 

그래도 수도권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

 

수도권에 계속 남아 있는 것에 대해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두 아들 때문입니다. 

아들들이 살아가는데 부모로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줘야 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이제 성인인 아들들이 내가 걱정하는 것 이상으로 알아서 잘 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부모로서 조금이라도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어쩌면 불필요할 수도 있는 생각에 쉽게 수도권을 벗어난다는 결정이 어렵습니다. 

 

칠 남매 중에서 3명이 고향으로 내려갔거나,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생각이 많아집니다. 

부동산을 오픈하고 초기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이제 좀 자리를 잡았나 하는 생각이 들 즈음에 부동산 시장이 급 냉각되면서 다시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부동산 시장은 완벽하다고 할 정도로 거래 절벽입니다. 

금리 인상만으로도 심리를 완전히 꺾이고 있는데, "집값 하락해야 한다"는 국토교통부 장관의 말이 더욱 부동산 시장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나의 마음을 더욱 흔드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고향에서 형제들과 재미있게 살까?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드는 요즈음입니다.

 

 

여기저기서 살아보고 싶다

 

국민연금을 받을 나이가 되면, 더 이상 경제활동을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때부터는 제주도 한 달 살기, 유렵 3개월 살기 등과 같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여유롭게 살자고 집사람과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는,  언제든지 돌아와서 쉴 수 있게 분당에 24평 정도의 집 한 채를 두고, 온 세상을 돌아다니자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나이가 들어서 돌아다니는 것이 부담스럽기 전에, 여행이 고통스럽기 전에 많은 곳을 돌아다녀보고 싶기는 합니다. 

아직은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도 집사람과 가끔씩 어디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갑작스럽게 부동산도 정리하고 훌쩍 떠날지도 모릅니다. 

늦어도 내 나이 65전에는 모든 것을 정리할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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